여보게~보드카!
살다 보면 자신의 인생 항로를 잃어버리고
방황하며 좌절할 때도 있을 것이다.
길을 잃었을 때. 두려움.방황.고독.그리고 판단력의 상실...
나 홀로 산행에서 인연초를 만나고 싶어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
깊은 산속을 헤맬 때가 있다.
홀로 산행은 위험하다.
3년전... 10년 동안을 키워왔던 사업의 부도로
집안 다 거덜내 먹고 가족들 맘 고생도 참 많이 시켰다.
술로 지새우는 날들이 많아졌고 몸과 마음도 황폐해져 간다...
그 이후로 나 홀로 산행을 자주 했었다.
혼자서 산행을 하다 보면 많은 생명들과 만나게 된다.
뱀.고라니.풀벌레.이름모를 아름다운 새들
때로는 가족 멧돼지도 만나게 된다.
처음 혼자 산행에서는 갑자기 마주치는 산 짐승들이 무서웠다.
수풀 너머에서 고라니가 갑자기 뛰쳐나오면 너무 놀라서 뒤로 벌러덩 자빠진 적도 있었다.
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져 갔고 또 깨달았다.
그들에게 정말 무서운 존재는 인간이라는 것을...
그 이후로는 뱀.멧돼지.고라니.같은 야생 동물들이 두렵지 않았고
나는 그들에게는 그냥 이방인일 뿐이었다.
적막하고 음산한 깊은 산골짜기에 접어들면 나는 가슴을 한번 쫙 펴고 크게 소리를 지른다.
속이 뻥 뚫렸고 산짐승도 쫓아 보낼 수 있었다.
홀로 깊은 산속에서 인연초를 찾아 헤매다 보면
때로는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...
인생에서도 자신이 찾아야 할 길과 목적지를 잃어버릴 때가 있다.
자신의 인생 항로를 잃어 버렸을 때 사람은 방황.고독.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
판단력을 상실하고 조급한 마음에 자신의 길이 아닌 곳에 진입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자포자기 할 수도 있다.
깊은 산속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.
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다가 해가 서산으로 어두컴컴하게 지고 있다면
조급한 마음에 더욱 판단력을 잃어 버리고 헤맬 수 있다.
그렇지만 나는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.
길을 잃었을 때 나는 이렇게 해결을 했다.
지나온 길을 잃어 버렸을 때 그 길을 다시 찾기가 정말 힘들 때가 많다.
당황하다 보면 그 길이 그 길인 것 같아서 많이 헤매게 된다.
내가 지나왔던 길을 복잡하게 연연하며 그 길을 다시 찾아가려고 하기 보다는
차라리 잠시 그 자리에서 몸과 정신에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.
휴식.
.
그리고
단순하지만 명쾌한 답을 얻는다.
"그냥 산을 내려오면 되는 것,"
내려온 그곳이 처음 출발 지점이 아니어도 좋다.
수풀을 헤치며 내려온 그 곳에서
새로운 길과 새로운 마을을 만나면 나는 내가 헤매면서 내려온 산을 다시 뒤돌아 본다.
그리고 깨닫게 된다.또 다른 길을 찾았음을...
지금까지 지나간 나의 모습에
너무 많이 연연하며 살아 온 것 같다.
처음부터 내가 산 정상에 우뚝 올라선 것이 아니라
목표를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갔었던 정상이 아니었나?
미련 없이 내려 올 줄도 알아야지...
여보게~보드카!
다시 한번 멋진 꿈을 꾸어 보게!